혼잣말/관조

생명을 키운다는 건 많은 책임이 필요한 것 같다.

혼자주저리 2025. 5. 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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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예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고 요즘은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딸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걸 내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중이다. 

생명을 내 주변에 들인 다는 건 그 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인간적 책임 외에도 금전적 책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방샘이 요즘 크레스티 게코 도마뱀을 키우고 있다. 

처음에는 한 두마리 키우려고 데려 왔는데 데려 온 크레가 데려오자 말자 바로 알을 낳았다고 했다. 

그 알을 부화시키려면 부화기가 필요하기에 부화기를 장만했고 또 눈에 밟히는 크레 몇 마리 데려오고 데려 온 아이들이 알을 낳고. 

한 마리의 암컷 크레가 한번에 두개의 알을 낳는데 한번 낳고 조금 있다가 또 낳고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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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알을 낳으면 끝난 것이 아니고 두개의 알을 몇번에 걸쳐 낳는다고 한다. 

알을 낳으면 그 알들은 모두 부화기 안에 들어가서 부화를 기다려야 한다. 

부화를 기다려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면 그 새끼들을 케어 한 다음 한마리당 하나의 케이스에 넣어 줘야 한다. 

같이 넣게 되면 둘이 싸우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꼬리가 떨어져 나가버리니까. 

한마리씩 케이스에 넣고 키우면서 밥을 먹여야 한다. 

아기 크레들은 아직 밥을 먹어보지 못했기에 작은 그릇에 밥을 넣어 둬도 먹는 법을 모른다고 한다. 

사이즈가 작은 주사기에 먹이를 담아서 조금씩 꺼내면서 새끼들 입에 갖다 대어줘야 겨우 한입을 먹는다고 한다. 

그 한입이 3~4일 동안의 크레의 영양분이 된다. 

아기 크레 한마리가 밥을 먹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일단 처음 먹는 밥은 익숙하지 않아서 먹는 법을 몰라서 입 앞에 먹이를 갖다 대어도 먹을 줄을 모르더라. 

서너번 입 주변을 자극을 줘야 겨우 먹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문제는 부화해서 나온 새끼들이 많다보니 먹이를 주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아기 시절을 지난 크레는 정기적으로 귀뚜라미도 급여 하더라. 

살아 있는 귀뚜라미를 구입해서 크레에게 먹이는데 귀뚜라미의 머리등은 외피가 딱딱해서 크레가 소화를 잘 못시키니 머리를 떼어 내고 먹여야 한다. 

그것도 입 앞에 갖다 대어서 먹을 수 있도록 자극을 줘야 하는 거다. 

그렇게 먹이를 주는 것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었다. 

먹이만 줘서 되는 것도 아니었다. 

일정한 습도를 맞춰 줘야 하고 통 안에 물그릇이랑 밥그릇도 매번 깨끗하게 청소를 해 줘야 하고 배설물도 치워줘야 하고. 

크레 한마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만만찮았다. 

옆에서 그냥 두고 보면 이쁘긴한데 통 안에 가만히 있는 크레도 여러가지 신경쓸 부분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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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요 생활공간에서 같이 살아야 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그저 이쁘다는 이유로 또는 그냥 키우고 싶다는 이유로 데리고 오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그 생명을 책임 질 수 있다는 전제를 완전히 깔고 모든 여건이 완전히 갖춰 졌다는 확신이 들 때 그때는 말릴 이유가 없다. 

나 조차도 아직 완전히 책임질 수 있다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옆에서 보기만 하고 있으니까. 

딸이 완전히 책임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스스로 이야기를 할 때까지는 반려동물 입양은 반대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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