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고전이 더 좋은 것 같은 왓챠 영드 추리 "아가사 크리스티:명탐정 포와로 시즌1:
한국 드라마 몇개 실패하고 다른 것도 그닥 재미를 못 느끼겠고 화이트채플의 경우 시즌 4를 시작해야 하는데 조금 쉬고 싶었다.
그래서 무난무난한 명탐정 포와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아가사 크리스티 : 명탐정 포와로(Agatha christie’s Poirot) 시즌1
방영 : 1989년 01월 08일~03월 19일, 영국 ITV
출연 : 데이비드 서쳇(포와로) 휴 프레이저(헤이스팅스) 필립 잭슨(잽 경감) 폴린 모란(미스 레몬)
명탐정 포와로가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풀어가는 이야기

예전에 텔레비전으로 방영이 된 시기가 있었다.
아주 예전이었는데 그때 제대로 챙겨 본다고 본 듯 한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시즌1의 1화였던 것 같다.
시즌의 10화를 다 보면서 1화 만큼 기억에 남아 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다.
1화도 모든 것이 다 기억이 나는게 아니라 저 장면은 봤던 것 같아 정도의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보기를 하기를 한 건 잘 한 듯 싶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 다시 보기를 할 때도 에르큘 포와로를 보면서 생각되는 건 펭귄이었다.
상체가 하체보다 부한 느낌에 보폭이 좁게 종종 거리는 걸음을 보면 펭귄이 연상되지 않을 수 없다.
특유의 포와로의 행동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제법 많이 읽었다고 생각되지만 포와로가 나오는 작품은 몇개 없었던 것 같고 드라마 속의 스토리는 기억에 없다.
오리엔탈 특급 살인을 읽으면서 포와로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영화를 보면 내 상상 속의 포와로와 달랐던 것 같았다.

아주 예전에 봤기 때문인지 포와로에 대한 이미지는 이 드라마에서 만들어 낸 것이 뇌리에 아주 콱 박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펭귄이 연상되는 걸음걸이와 위로 삐죽이 쏟아 오른 콧수염 그리고 살짝 신경질적인 대화 내용들.
간혹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포와로가 나오는 작품들을 만나지만 아마도 나의 최애 포와로는 이 시리즈의 포와로가 아닐 까 싶다.
영국에서도 이방인, 외국인 또는 프랑스 인으로 오인 받는 벨기에 출신의 회색 뇌 세포를 이용한 명탐정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요즘같이 뭔가 계속 불만족스럽고 피곤한 날들에는 이렇게 위트 있고 시크한 포와로를 보면 잠시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시즌은 아주 복잡하게 꼬인 복선은 없었다.
물론 예전에 한번 봤었기에 기억에는 없어도 단순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한 화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깔끔하다는 느낌이었다.
질척거리는 내용도 없었고 이게 왜 이렇게 되지? 라는 의문도 가지지 않았다.
물론 의문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이건 이정도로만 만족하면 되는 드라마야. 여기에 더 현실이나 사실감을 실을 필요는 없다 라는 나 만의 만족감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하나하나 꼬치꼬치 따지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봐 지는 드라마인 듯.

가장 우려스러웠던 건 미스 마플때도 한번 생각 했었지만 범죄 행위에 대한 정의를 왜 그들이 쉽게 내리는 거 싶은 부분이었다.
이번 시즌에서도 살인 사건이 우연히 일어 난 일이라며 포와로는 범인을 밝히지 않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사건을 의뢰한 사람이 포와로의 본국 왕자(맞나?)였고 그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으며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그 왕자의 약혼녀였다.
사건이 약혼녀의 동생이 한대 때렸기에 비틀 거리다 넘어지면서 돌 의자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하고 그 사실을 숨기기위해 약혼녀와 동생은 시신의 위치를 바꾸고 상황을 조작한다.
나의 개념으로는 그것만으로도 범죄인데 포와로는 그 모든 걸 묻어 버린다.
이게 과연 옳은 것인가 잠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역시 포와로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가볍게 보는 것이 제일 좋은 듯 싶다.
미스 마플도 그렇고 포와로도 그렇고 그들이 정의하는 장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지는 않을 거니까.
물론 포와로는 시즌이 13까지 진행이되니 뒤에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지만 현재는 그냥 가볍게 보며 즐기는 것으로 만족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