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비빔밥을 자유롭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해물칼국수집 "작천 가온칼국수"
시간이 꽤 지나긴 했지만 비가 오는 날이었다.
휴일이라 시간은 무료했고 비는 오고 있었고 기분은 센치해 지는 그런 날이었다.
이런 날은 또 칼국수지 싶어서 엄마 모시고 드라이브 삼아서 작천정으로 향했다.
비가 왔던 날이라 가게 외관을 찍지는 못했다.
시래기 밥으로 유명한 시래담 옆 건물인데 시래담은 여러번 다녀왔지만 이 곳은 처음이었다.
시래담의 경우 제대로 사진을 찍은게 없어서 블로그에도 올리지 못한 식당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시래담을 좋아하는데 언젠가 한번은 제대로 사진을 찍어 봐야 겠다.
가게 전경을 사진으로 찍지 못해서 메뉴판을 첫번째 사진으로 올렸다.
메뉴판 앞 장에는 맛있게 먹는 법이 올라가 있었는데 끓으면 해물을 잘라주고 불을 약으로 줄인다음 칼국수 면을 넣고 3~4분 정도 끓인 다음 먹으면 된다고 되어 있었다.
가온칼국수
주소 : 울산 울주군 삼남읍 등억알프스로50(교동리 1713-10)
전화 : 052-254-0999
주차 가능
1인 1메뉴 주문
처음 들어 갔을 때는 사람이 많아서 가게 내부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우리가 다 먹고 나올 즈음에 사람들이 없어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메뉴는 다양하지 않고 적당한 편이었다.
한 식당에서 이것 저것 많이 하게 되면 신뢰성을 잃어 버리는데 이 곳은 적당한 듯 했다.
바지락 칼국수 9,000원 백합칼국수 11,000원 가리비 칼국수 13,000원 해물칼국수 15,000원
우리가 방문한 날은 바지락의 양이 부족해서 바지락 칼국수는 주문이 어렵다고 했다.
해물 칼국수에 들어갈 바지락 양만 남아서 바지락은 주문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 사장님이 아주 친절하게 웃으면서 설명하셨다.
총 세명이었던 우리는 해물칼국수를 주문했고 셀프 바에서 열무보리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고 안내 받았다.
칼국수 외 다른 메뉴로는 쭈꾸미볶음 15,000원 해물파전 15,000원 도토리묵 13,000원이었다.
세트도 있었는데 백합칼국수 2인분+해물파전+도토리묵 해서 46,000원이었다.
가족이 오는 경우 어린이를 위한 돈까스도 있었다.
셀프바는 주방 옆에 크지 않은 사이즈로 있었는데 보리열무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었다.
배추 종류 채 썬 생채, 무생채, 열무김치가 있었고 강된장도 있었다.
보리밥은 옆에 보온 밥통에 있었는데 쌀보다는 보리 비율이 더 많은 밥이었다.
1인당 한 그릇씩 비빔밥을 세팅했는데 칼국수를 먹어야 하니 밥 양을 적게 해서 담았다.
비빔밥은 셀프로 무제한 먹을 수 있도록 해 둔 것 치고는 괜찮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칼국수 없이 보리밥만 먹을 수 있도록 판매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엄마도 나도 보리밥을 한번 더 만들어서 먹었는데 이 보리밥 때문이 이 순간 이 식당에 대한 호감도는 확 올라갔다.
보리밥을 한그릇 먹고 추가로 조금 더 만들어 먹는 와중에 칼국수가 나왔다.
세팅된 칼국수를 보는 순간 음? 뭔가 조금 어설퍼 보이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
국물에 야채들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이 그닥 맛깔스럽지 않았다.
야채들을 옆으로 치우니 가리비와 아주 작은 사이즈의 전복이 보였다.
쟁반에 담겨 온 칼국수 면은 초록색이었다.
면에 어떤 걸 넣었는지 설명을 보기는 했는데 사진을 찍지 않아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튼 뭔가 어설퍼 보이는 칼국수를 일단 끓였다.
국물이 팔팔 끓자 불을 약하게 줄이고 해물들을 적당히 건져서 잘랐다.
가리비, 전복 등은 1인 1개씩 들어가 있었는데 전복을 꺼내서 입에 넣는 순간 윽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싱싱하지 않은 전복이었는지 비린맛이 강하게 훅 치고 올라왔다.
평소 전복을 좋아하는 난 전복회도 좋아고 내장도 회로 잘 먹는 편이다.
물론 익혀서 먹는 전복도 좋아하고.
그런데 이곳의 전복은 비린내가 너무 강하게 올라와서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다른 해물은 그닥 비리지 않았는데 전복이 비려서 별로였다.
해물을 다 건져내고 칼국수 면을 넣어서 끓였는데 칼국수는 그냥 저냥이었다.
육수가 양이 많았음에도 짠 맛이 강해서 우리는 생수를 더 부어서 끓여 먹었다.
그러다보니 해물 육수의 진한 맛도 없고 짠맛은 강한 편이라 그닥 맛있는 칼국수는 아니었던 곳이었다.
차라리 셀프 보리열무비빔밥이 더 괜찮은 곳이었다.
한참 칼국수 면을 먹다가 식당 내에 작은 소란이 있었다.
작은 소란이라기 보다는 조금 많이 시끄러웠는데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이 들어왔다.
아빠, 엄마, 아들(초등 4~5년 정도 되는 듯) 가족이었는데 이들은 많이 안 먹는 식구들이라고 셀프바 이용하지 않고 칼국수 2인분만 주문해서 먹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한 듯 했다.
잠시 후 남자 사장이 이러시면 안 된다고 칼국수 1인분을 더 추가 주문을 하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셀프바 이용 안 한다고 해서 인원에 안맞는 주문도 가능하다고 했던거라는 소리도 들렸다.
알고 보니 그 가족은 칼국수는 2인분을 주문하고 셀프바에서 보리열무비빔밥을 먹는 중이었다.
아빠 되는 사람이랑 남자 사장은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싸움(?)을 했고 경찰 신고한다 신고해라 그러면서 주차장까지 나가서 싸웠다.
칼국수는 손도 못 대고 그냥 나간 식구들을 따라 남자 사장이 나가서 싸우는 중이었다.
서로가 경찰 신고를 하겠다고 하는 것까지 들렸는데 그 뒤로는 어떻게 해결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아이도 있었는데 그 아이 앞에서 보인 부모의 행동도 참 민망하고 다른 손님들도 있었는데 언성높여 싸우는 사장의 모습도 조금 불편했다.
물론 이런 문제로 사장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지만 칼국수를 먹는 도중 계속 큰 소리로 싸워서 칼국수가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전복이 비려서 셀프바 때문에 좋았던 이미지가 확 떨어졌는데 큰 소리가 들리니 더 별로였다.
잘못은 그 가족이 했지만(유치원생도 아니고 초등 고학년 남자아이였으니 1인분 주문은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불편한 건 불편했다.